워터 레시피 페이지 활용 사례 : 커피플레이스 '오늘의 커피' 세팅 루틴을 중심으로
지난 노트에서 소개드린 워터 레시피 페이지를 기억하시나요?
저희는 매일 아침 TDS와 수온, GH, KH를 측정하고 이 페이지에 접속하는 것으로 그날의 커피 세팅을 시작합니다. 이번 노트에서는 바리스타가 어떻게 '오늘의 커피'의 추출 방향을 잡는지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하며 손님으로 방문한 편집자의 시음 후기를 들려드리려 해요.
Q : 김연재 편집자, 시음 요원
A : 정동욱 바리스타, 로스터
Q: 오늘(6월 25일)의 물은 어떤가요? 그리고 오늘의 커피 원두인 케냐 가쿤두 AB는 어떻게 추출 방향을 잡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커피를 마셨을 때, 케냐 하면 떠오르는 블랙커런트의 향미가 먼저 느껴지고 이어서 오렌지나 귤 같은 주황색 과일의 산미와 달큰한 과즙같은 단향까지 느껴졌어요. 동시에 이런 맛과 향들은 풍부하지만 농도는 연한 편이라 편안하게 마실 수 있어 더 좋았습니다. 아니, 맛과 향은 뿜뿜 나오는데 차를 마시는 듯한 농도라니요! 이렇게 쓰다 보니 오늘의 세팅이 더욱 궁금해지네요 🤓
A: 6월 25일이요? 어디 보자. 기록을 찾아봐야 하는데 잠시만요. 아 여기 있네요.
그날은 GH가 22방울, KH가 15방울이었어요. 오전에는 제가 브루잉 담당이었고, 케냐가 700g 정도 있어서 케냐를 세팅 잡았었어요.
가장 먼저 물을 만들어야 합니다. 홈페이지 워터탭에 GH, KH 방울 수와 E 상수값 1.9를 입력합니다. 그러면 경도가 높은 생수인 딥스와 원수의 블렌딩 비율이 자동 계산되거든요. 그 비율대로 물을 먼저 만들어 줍니다.
그다음은 분쇄도인데, 이번 케냐 가쿤두는 비교적 밝은 케냐를 만들고 싶었어요. 이전 케냐들 보다 산미가 더 잘 표현되게요. 로스팅도 그만큼 라이트 하거든요. 그러면 분쇄도는 더 가늘어져야 합니다. 요 근래 저희가 사용하는 분쇄는 EK 구형 기준 10.2 정도인데, 이날 케냐는 10 정도였던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원두 사용량은 저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18그램 보다 약간 적은 17.8그램 정도에, 16배수의 물을 부어주었습니다. 푸어 배분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고 싶지만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생략하겠습니다.
Q: 케냐 가쿤두 AB는 추출 상수가 1.9 로 표시되어 있던데 왜 '2'가 아니라 '1.9' 인가요? 다른 커피보다 추출 상수가 낮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제대로 하려면 3시간짜리 강의가 되어야 해서,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케냐는 다른 커피들에 비해 산미와 향미 발현이 잘 되는 커피입니다. 물의 비율(추출 상수)을 상대적으로 낮추어 준다는 것은 커피의 향미 발현이 좋은 만큼 물의 추출력을 낮추어 준다는 의미입니다. 이 말을 수식으로 바꾸면 이렇게 됩니다.
커피+물=1
좋아하는 공식인데요, 커피와 물은 서로 상호보완적인 관계라는 것입니다. 물 이야기는 더 길게 할 기회가 또 있을 것 같네요.
💬 오늘의 커피에 대해 더 알고싶다면 중앙일보 기사를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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