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루드비히 로셀리우스의 디카페인 커피
룽에가 카페인을 분리한 이후로 디카페인 커피가 상업적으로 유통되기 시작한 것은 1900년대 초반입니다. 1906년 독일인 루드비히 로셀리우스가 생두에서 카페인을 제거하는 화학적 처리 방식으로 벤젠을 용매로 활용해 최초의 인스턴트 디카페인 커피를 판매합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용매로 사용된 벤젠의 위험성이 밝혀지며 현재는 폐기되었습니다.
3️⃣ 현대의 용매 기반 공정
따라서 현대의 디카페인 공정에서는 보다 안전성이 검증된 용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용매로는 사탕수수나 과일에 존재하는 에틸아세테이트가 주로 사용되는데요. 저희의 강배전 콜롬비아 디카페인과 약배전 디카페인 게이샤 역시 이 용매를 사용한 공정을 거쳤습니다.
용매 기반 공정은 직접 용매 방식과 간접 용매 방식으로 나뉩니다.
직접 용매 방식은 생두를 뜨거운 증기에 찌는 방식으로 처리하여 카페인 추출에 용이하도록 만들어 준 후 용매에 직접 담가 헹구는 과정을 반복하여 카페인을 제거합니다. 이후 카페인이 제거된 생두는 잔여 용매를 제거한 후, 건조합니다.
간접 용매 방식은 뜨거운 물에 생두를 담그고 그 물을 다른 용기로 옮겨 용매와 혼합시켜, 용매가 카페인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후 카페인과 결합한 용매를 제거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용매는 커피와 직접 접촉하지 않습니다. 카페인과 용매가 제거된 물에는 커피 오일과 향미 성분도 함께 녹아있어 그 물을 다시 생두에 재흡수시켜 공정을 완료합니다.
4️⃣ 화학 용매를 사용하지 않는 공정
전통적인 용매 기반 공정의 발전과 함께, 최근에는 화학적 용매를 사용하지 않고 물을 사용하거나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디카페인 공정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물을 이용하는 방식은 캐나다 소재 Swiss Water Decaffeinated Coffee사의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SWP)와 멕시코 Descemex사의 마운틴 워터 프로세스가 대표적입니다.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는 생두에서 카페인을 제거한 수용성 성분이 녹여진 물인 GCE(Green Coffee Extract)으로 카페인을 제거합니다. 카페인이 없는 GCE에 생두를 투입하면 농도 불균형으로 인해 생두의 카페인만 GCE로 이동하며 이 과정을 카페인이 99.9% 제거될 때까지 반복합니다. 이때 한 차례의 카페인 제거가 끝난 GCE는 탄소 필터를 거쳐 카페인을 제거해 재사용이 가능하게 만들어 줍니다.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와 같이 물을 이용하는 디카페인 공정인 마운틴 워터 프로세스는 멕시코 회사 Descamex에서 개발되었습니다. Descamex에서는 생두를 분석하고 컨디션에 따라 다르게 설계되는 카페인 추출 방식과 카페인 추출 후 3중 건조 과정을 거치는 등의 철저한 품질관리를 강조합니다. 마운틴 워터 프로세스는 올해 초, 에티오피아 첼베사 디카페인을 통해 접할 수 있었고, 디카페인이라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다채로운 향미가 느껴져 저희 역시 디카페인 공정의 발전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공법은 아직 저희는 다룬 적이 없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공법입니다. 이 공법에서는 고압 이산화탄소가 부분적으로 액체와 비슷한 상태가 된다는 원리를 이용합니다. 고압 상태에서 부분적으로 액체로 변한 이산화탄소는 카페인을 추출하는 용매 역할을 하며, 사용된 이산화탄소는 카페인을 제거하여 다음번 공정에 재사용합니다.
[참고 자료]
케네스 데이비즈. 『21세기 커피』. 최익창 (역). 커피리브레, 2023
https://coffeeconfidential.org/health/decaffeination/
https://maverickscoffee.com/blogs/news/water-process-decafs-swiss-water-or-mountain-water-which-is-better-mavericks-coffee?srsltid=AfmBOorFs32UIbazfZli3WgxlFVdToShOdSFlDBbc9m6z9A5HVbXaIX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