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출시하기 위해서는 어떤 커피를 소개할 것인지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가령 지금 준비 중인 코스타리카 에르바수 마이크로 밀의 산 로케 품종은 최근 저희가 소개하는 코스타리카 커피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코스타리카 산타 테레사 2000 게이샤와 코스타리카 산 이시드로 라브라도르의 세 가지 커피 다음으로 소개하게 되었고 지난 3월 출시한 에르바수 티피카 루르데스에 이어 다루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커피에서는 코스타리카 환경에 적응한 티피카 품종인 '산 로케' 또한 주목할 만합니다.
이렇게 저희는, 저희가 좋아하는 향미와 캐릭터를 가진, 그래서 손님분들께도 다양한 경험을 드릴 수 있는 커피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적절한 가격도 물론 중요하고요. 이러한 목표를 위해 다이렉트 트레이드, 옥션커피, 여러 생두 수입사들의 샘플 체크 등의 다양한 생두 수입 루트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커피를 선택하면 수분, 밀도, 재배 고도와 같은 생두에 대한 조사 후 몇 차례 샘플 로스팅 과정을 통해 커피의 컨디션과 캐릭터를 파악합니다. 이후 큰 사이즈의 생산용 로스터기로 로스팅하게 되는데, 생산용 로스터기로 작업한 커피 또한 여러 방식으로 추출해 맛을 본 후 브루잉 가이드 제작과 최종적인 QC까지 통과해야 비로소 손님들께 소개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커피가 완성되면, 로스터는 원두 라벨에 들어갈 글을 작성하며 온라인 출시 준비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올해 초부터 로스터의 글 아래에 추가된 커피 정보 글을 눈치채신 분이 계실까요? 저희는 매장에서 싱글오리진 커피를 주문하신 분께 원두 페이지로 연동되는 큐알코드를 포함한 정보 카드를 드리고 있는데요. 이때 커피를 드시는 분들께서 접속한 페이지에 읽을거리가 보다 풍부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커피에 관한 정보를 상세 설명에 추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이 과정은 이제 커피 출시 과정에서도 빠질 수 없는 일이 되었습니다.
로스터가 이번에 다루게 될 커피와 그 커피에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알려주면 커피 정보 글을 작성하는 분(=노트 편집자)은 생두 수입처에서 제공하는 정보, 구글링, 커피 관련 문헌 등을 참고하며 글을 정리하고 최종적으로 로스터의 검토를 거쳐 글을 완성합니다. 이렇게 커피, 로스터의 글, 라벨 이미지, 커피 정보 글까지 모든 것이 완성되면 온라인 상품 이미지와 상세 설명을 제작하여 홈페이지와 스마트 스토어에 업로드한 뒤 인스타그램에 출시 소식을 알립니다.
이제 끝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진짜 최종 마지막 단계가 남았습니다. 매장에서 커피를 드시는 분들께 드리는 커피 정보 카드를 제작해 발주하면 출시의 모든 과정이 끝납니다. 발주한 원두 카드가 도착하고 커피도 충분히 디개싱되면 매장에서는 오늘의 커피나 싱글오리진 에스프레소로도 드실 수 있고요.
이렇게 커피가 출시되는 과정부터, 매장에서 컵으로 판매되는 전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기술적으로 뛰어난 커피를 만드는 일과, 많은 분들께 커피를 잘 소개하는 일 모두의 무게감을 느끼게 됩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으로 이번 글을 마칩니다! (오늘도 안녕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