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커피플레이스의 2024년 / 분쇄도와 커핑
원두 봉투의 '컵 노트'는 커피를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샘플링을 통해 만들어지는 커피들은 로스터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몇 가지의 노트로 표현됩니다. 간결한 노트로 표현되는 커피이지만 그 과정에서는 할 수 있는 말이 많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커피뿐만 아니라 저희가 하고 있는 활동도요.
'커피플레이스 노트'는 커피플레이스의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여러 소식들의 과정을 전하고 싶어 시작합니다.
🐜 한 달에 1-2회 발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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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커피플레이스 노트입니다.
2025년 1월입니다. 다들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저희는 올해도 열심히 커피를 만들고 소개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올해의 첫 노트인 24호에서는 곧 출간될 책 『커피플레이스 2024』를 소개하며 정동욱 로스터, 바리스타의 인터뷰를 선공개합니다. 저희가 만들고 있는 작은 책은 곧 출간될 것 같습니다.
책 소개와 함께, 핸드드립 추출에서의 중요한 변수 중 하나인 '분쇄도'에 관한 글과 매주 오프라인 매장에서 진행되는 바리스타 커핑에 관해서도 간략히 소개합니다. 올해 첫 노트는 1월 중 가장 추운 날 발송될 것 같습니다. 모두들 각자의 자리에서 따뜻하게, 그리고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편집자의 추신.
지난 노트에 이어 이번 노트를 쓰는 도중에도 절대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제주항공 비행기 참사 희생자 분들을 진심으로 애도합니다. 2025년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평범하고 안전한 일상이 보장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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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플레이스는 2024년 한 해 13개국의 74가지 커피를 다뤘습니다.
그중 에티오피아 커피 22종, 온두라스 커피 11종, 콜롬비아 커피 9종을 출시했습니다. 곧 출간될 아카이빙 북 『커피플레이스 2024』에서 더 자세한 집계와 한 해 다룬 73종의 커피 정보를 살펴보실 수 있어요. 출판사 '커피플레이스'로 처음 출간하는 작은 책입니다. 커피에 관한 대표님의 글은 실시간으로 생성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크고 작은 책을 계속해서 출간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이번 노트에서는 책에 수록될 정동욱 로스터의 인터뷰 일부를 선공개합니다. 즐겁게 읽어주시고, 곧 출간될 책에도 따뜻한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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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재 편집자
정동욱 로스터, 바리스타
김연재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정동욱 커피플레이스 정동욱입니다.
김연재 산지 중 에티오피아의 비율이 높습니다. 에티오피아 커피를 많이 다루게 된 이유가 있나요?
정동욱 아무래도 많은 분이 에티오피아 커피를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커피를 출시하는 주기를 보면, 이미 출시된 커피가 소진될 때쯤 다른 커피를 준비하는 방식인데 에티오피아가 가장 빠른 거죠. 소진 속도가요. 그럼 왜 소진 속도가 빠른가? 이 점을 생각해 보면, 에티오피아 커피들이 동 가격대의 다른 국가 커피들에 비해 향미 프로필이 다채롭고 선명한 것이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쉽게 말해 싸고 맛있다는 거죠. 그런 점에서 에티오피아 커피는 축복입니다.
김연재 한 해 동안 작업한 커피 중 특별히 마음에 들었던 커피는?
정동욱 코스타리카 이타다키 게이샤 메케니컬 워스드요! 이 커피는 생산용 대형 로스터기 대신, 샘플로스팅용 로스터기 ROEST로 작업했습니다. 몇 가지 타입으로 작업을 해봤는데, 가장 밝은 타입이 너무 마음에 드는거에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다른 상황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이건 꼭 해야겠다 싶은 것. 이 커피는 제가 오랜 시간 커피를 해오며, 워시드 게이샤는 이렇게 한번 만들어보면 좋겠다고 늘 바라왔던 그 목표에 가장 가까이 닿아 있었어요. 꿈을 이룬 느낌이었습니다.
(더 긴 인터뷰는 곧 나올 책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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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쇄도와 커피 추출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드시는 분들을 위한 상세한 가이드를 담은 작은 책자를 배포하고 있습니다. 가이드에서는 커피 추출과 관련한 여러 변수를 다루고 있는데요, 그 중 '분쇄도'는 커피의 향미와 농도, 질감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입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분쇄도에 관한 더 상세한 안내가 필요하겠죠? 그럴 줄 알고 준비했습니다. 이 글은 분량 관계상 노트에 모두 실을 수는 없지만, 스마트스토어의 '커피플레이스 이야기' 카테고리에 업로드해 두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 부탁드립니다.
*책자에 실린 핸드드립 가이드는 이 글의 내용과 거의 비슷하니, 온라인으로 방문해 주시는 분들은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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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쇄는 추출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단면, 즉 세포의 노출이 바로 그 시작이지요. 하지만 분쇄 메커니즘은 다소 복잡합니다. 칼로 반듯하게 잘라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원두는 그라인더의 날, 즉 버(Burr)를 통과하며 일종의 부서지는 형태로 분쇄됩니다. 버의 간격과 디자인에 따라 그 과정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부서지는 과정에서 미세한 입자(미분, fine)도 발생하게 되지요. 입자는 그 자체로 추출의 대상이 되지만, 추출수가 커피층을 통과할 때는 저항의 주체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주 좁은 버를 통과할 때는 열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분쇄라는 단일 사건이 실은 추출 역학의 다양한 맥락과 연결되어 있고, 그 맥락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커피 추출의 어려운 지점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단편적인 해석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이는 마주해야 할 진실입니다. 세상은 원래 복잡합니다.
분쇄, 그라인딩
1. 정의 : 구체의 원두를 작은 입자로 만드는 과정
2. 목적 : 커피의 맛과 향은 원두 내부를 구성하는 수백만 개의 세포 속에 있고, 개별 세포가 표면에 노출되어야 추출수의 침투가 가능하기 때문. 그러니까 추출을 하기 위함.
3. 용해의 관점과 농도 : 용매인 물에 의해 커피의 향미 성분이 원두의 세포 내에서 물로 이동하는 것을 용해라고 한다. 분쇄를 가늘게 할수록 더 많은 세포가 노출되기 때문에 더 많은 성분이 용해된다. 따라서 분쇄도는 커피의 농도와 직결되는 변수이다. 바리스타는 적정 농도를 맞추는 방식으로 분쇄도 조정을 할 수 있다. 너무 높은 농도도 너무 낮은 농도도 긍정적인 감정을 전달하기 어렵다. 적정 농도란 인간이 인지하기에 너무 높지도 또 너무 낮지도 않은 농도를 말한다. 다만 농도를 수치로 인지하기란 쉽지 않다. 의미도 없고. 그보다 높은 농도가 주는 자극, 낮은 농도가 주는 아쉬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분쇄도 조정 말이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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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와 커핑
커피플레이스 매장에서는 매주 한 번 저녁 시간을 활용해 한 가지의 주제로 커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커핑은 벌써 몇 개월째 진행되고 있는데요, 가장 최근의 커핑에서는 추출수의 TDS에 따른 커피의 변화를 살펴보았습니다.
근래 커피를 만드는 물의 TDS가 달라지며 커피 추출에서도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따라서 이번 커핑의 목적은 TDS가 달라질 때 컵이 어떻게 바뀌는지, 반대로 그렇다면 TDS가 달라졌을 때 추출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는 데에 있었습니다. 단순히 커피를 맛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바리스타의 추출 방향성에 대해서 고민해 볼 수 있는 주제로 커핑을 진행하였고, TDS가 달라지며 변화하는 '물'의 양상을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는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10ppm 높은 물과 낮은 물, 총 2가지의 물을 준비하고 그 2가지의 물로 같은 커피를 맛보며 비교해 봅니다. 과연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궁금하신 분들은 평소 사용하는 물의 TDS를 측정 후, 그보다 낮은 TDS의 물을 만들어 같은 방식으로 커핑을 진행해 보시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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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이브 페이지 업데이트
🗣️ 2025년에 출시된 커피도 오늘의 커피 카테고리에 기록됩니다. 현재까지 2종의 커피가 출시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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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 나온 커피들
: 짙은 플로럴과 역력한 과즙의 산미
: 애플시나몬 파이
: 워시드 게이샤의 이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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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중인 커피
-에티오피아 구지 함벨라 부쿠 내추럴
-엘살바도로 산타 마리에 레드 버번 내추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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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노트 재밌게 읽으셨나요?
노트에 관해 커피플레이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이쪽 에서 남겨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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