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커피플레이스의 시그니처
원두 봉투의 '컵 노트'는 커피를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샘플링을 통해 만들어지는 커피들은 로스터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몇 가지의 노트로 표현됩니다. 간결한 노트로 표현되는 커피이지만 그 과정에서는 할 수 있는 말이 많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커피뿐만 아니라 저희가 하고 있는 활동도요.
'커피플레이스 노트'는 커피플레이스의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여러 소식들의 과정을 전하고 싶어 시작합니다.
🐜 한 달에 1-2회 발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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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커피플레이스 노트입니다.
날씨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산책하기 너무 좋은 날입니다. 산책 하러 경주에 오기도 좋은 날이고... 경주에 오는 김에 커피플레이스 들르기도 참 좋은 날이고요?
5월에는 두 가지 소식이 있습니다. 먼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블루리본 서베이에서 더블리본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노트의 주제는 '커피플레이스의 시그니처'입니다. 블루리본 서베이에서 더블리본을 받은 카페를 찾아보다가 커피플레이스를 알게 되어 방문한 분께 한 가지 메뉴를 추천할 수 있다면? 이런 의식의 흐름으로 이번 주제를 정했고, 바리스타분들께 같은 질문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준원 님, 지현 님께서 답변을 보내주셨어요. 대표님께서 시그니처 메뉴에 대해 쓰신 글은 여기에 있습니다.
주제와도 연관이 있는 글일 것 같은데요. 커피플레이스의 몇 없는 휴무일인 5월 1일 노동절에 부산에 다녀오신 지현 님께서 부산의 카페 투어 후기를 인스타그램에 올려 주셨어요. 다 같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아 노트에 함께 실었습니다. (지현님 최고!)
그리고 다음 소식입니다. 커피플레이스의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를 재정비하고 2,000원 할인 쿠폰을 드리고 있습니다. 스토어 알림 받기를 하시면 쿠폰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발급 가능 기한은 5월 22일까지이며, 다음날부터는 1,000원 쿠폰을 드립니다. 대표님께서 이 기능이 재밌다고 할 수 있는 모든 혜택을 다 써보자고 하십니다. (대표님....😂)
이벤트가 많은 5월이라 그런지 커피플레이스의 이야기도 제법 쌓였습니다. 여름이 오기 전에 2024년 티셔츠도 발매된다고 합니다. 물론 디자인은 대표님께서 하십니다. 대표님께 파이팅을 외치며 전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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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커피플레이스에서 단 한 가지 메뉴를 주문할 수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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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준원 바리스타
저희 매장의 시그니처 메뉴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꽤 자주 받습니다. 그렇게 여쭤보시는 손님분들께 시그니처 메뉴는 ‘여기서만 마셔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다만, 저는 모든 매장에 시그니처 메뉴가 꼭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진 않습니다. 각자의 입맛에 따라 시그니처 메뉴는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제가 생각했던 커피플레이스의 시그니처는 코크 블렌드 에스프레소였습니다. 중강배전 블렌드인 코크로 만든 에스프레소는 화사하면서 단맛도 함께 느껴지고, 적당한 무게감을 갖고 있어 커피의 맛이 조화롭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피플레이스에 처음 오신 분께 딱 한 가지 메뉴를 권해야 한다면, 저는 ‘그거(That)’를 권하고 싶습니다. 싱글 오리진 에스프레소에 꿀과 설탕이 들어갑니다. 처음엔 스푼으로 세 번 정도만 저어 드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첫 모금에 라이트 로스팅 에스프레소에서만 느낄 수 있는 향과 화사한 산미, 그리고 후미에 꿀의 단맛이 어우러집니다. 여담으로 마지막에 남은 설탕을 스푼으로 마무리하시면- 그게 그렇게 맛있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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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지현 바리스타
사실 저는 '시그니처'가 무엇일까요? 라는 질문이 먼저 떠오릅니다. 시그니처 메뉴의 의미를 이 가게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메뉴라고 생각한다면, 사실 커피플레이스의 대부분의 메뉴가 그렇습니다. 우유와 커피 전체가 거품인 웻 카푸치노, 진한 라떼이면서 샷이 섞이지 않은 직원용 라떼, 꿀과 설탕이 들어간 그거, 달콤하면서 향긋한 아이스티, 얼그레이 시럽에 샷이 들어간 티 라떼, 매콤하면서 달콤한 생강 라떼가 그렇습니다. 너무 많다고요? 그치만 저희는 모든 메뉴를 저희만의 방법을 통해 만들고 있습니다. 아메리카노에 들어가는 코크 블렌드와 라떼에 들어가는 클래식 블렌드의 추출비가 다르고, 싱글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의 추출 방법도 매일, 그리고 매시간 달라지는걸요.
음, 너무 많은 메뉴가 시그니처라 하면 어느 것 하나 특별함이 되지는 못할 테지요. 그래서 저는 '시그니처'라는 단어보다는 '오늘의 메뉴'라는 이름을 붙이면 어떨까 싶어요.
매일 달라지는 원두와 날씨, 물 컨디션 등을 생각하면 조금 더 맛있는 커피는 매일 달라질 거예요. 아침 세팅 때의 맛이 오후에는 달라질 수도 있고요. 오늘만 맛볼 수 있는, 내일이 되면 커피플레이스에서는 언제 볼 수 있을지 모르는 원두도 있어요. 그래서 오늘의 메뉴가 어떤 날은 싱글 아메리카노, 어떤 날은 오늘의 커피, 어떤 날은 라떼가 될 수 있을 거예요. 결국 저희 커피플레이스는 다양한 원두를 다루는 곳이고, 그 다양함 속에 담긴 특별함을 찾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이 글을 읽으실 여러분께서도 '혹시 오늘 맛있는 메뉴 추천해 주실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으로 접근해 보신다면 저희는 아마 많은 고민이 들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오늘 테이스팅한 메뉴 중 가장 맛있는 메뉴를 골라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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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로자의 부산
커피를 마시며 평가하는 순간을 제외하고 소비자로서 카페를 소비할 때, 한 명의 바리스타가 주는 존재감과 영향력이 정말 크다고 느꼈고, 단, 커피 한 잔의 영향력도 그에 준한다고 여전히 느꼈다. 그들이 바에서 보이는 태도는 내가 마시는 커피에 대한 가치가 더욱 높아지게끔 했고, 나는 그래서 맛있는 커피를 더 맛있게 마셨다. 그래서 우리는 더 잘해야하고, 더 상냥히, 더 좋은 태도와 자세를 갖춰야 한다. 그래야만 이 한 잔에 대한 신뢰도가 생길 것이다.
근무할 때는 한 샷, 한 잔에 올인하기도, 베팅하기도 한다. 그런데 어떤 카페를 떠올리게 될 때는 메뉴 전반에 대해 판단한다. 결국 전체적인 메뉴의 평균값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매장에 우리 같은 애들이 언제 올지도 모른다. 부산의 바리스타에겐 메뉴판 전체에 대한 설명을 적극적으로 해주려는 노력들이 보였고, 손님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한다고 느꼈다. 나는 그러했나? 라고 물으면 명확하게 그렇지 못했다.
메뉴에 대한 설명이 진심이든 의무적이든, 행함으로써 인해 나와 이 사람의 잠깐의 시간에 의미가 생기는 듯하다. 나는 가끔 진심을 다해 간단히 설명을 뱉었고, 생략하기도 해왔다. 바쁘다는 핑계, 나는 외향적인 성격이 아니라는 핑계로 이 커피를 잘 내리는 노력은 했을지는 몰라도 잘 소개하는 의무는 다소 저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진심이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용서받을 순 없지. 여기 시그니처가 뭔가요? 라는 질문이 '나는 여기에 오기 위해 한 달을 기다렸고, 이 멋진 곳에서 소개하는 가장 멋진 메뉴를 먹고 싶다(먹어야만 한다)'는 기대감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오랜만에 손님의 입장이 되면서 느꼈다.
커피의 본질적인 것에 빠져있다가 세상을 둘러보니 그것 만큼이나 중요한 것들이 보이고, 아 근데 그걸 하려면 일단 맛있어야 한다는 본질로 다시 돌아가는 뫼비우스의 띠 시스템. 즤리게 어렵다.
(글. 추지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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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이브 페이지 업데이트
🗣️ 2024년에 출시된 커피도 오늘의 커피 카테고리에 기록됩니다. 현재까지 26종의 커피가 출시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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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 나온 커피들
: 모두가 사랑해 마지않는 온두라스
: 베리+열대과일+핵과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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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중인 커피들
- 페루 라 루쿠마 게이샤
- 브라질 다테하 옥션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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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노트 재밌게 읽으셨나요?
노트에 관해 커피플레이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이쪽 에서 남겨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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