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커피와는 관계없는 분야에 계셨고, 현재도 평일에는 학교에 다니고 계시는데요. 커피플레이스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희원: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모든 생각을 관통하는 답변은 "커피플레이스이기 때문에" 입니다.
하고 싶었던 것은 축구였지만 오랜 시간 해온 것은 대입 공부와 철봉 운동입니다. 이처럼 하고 싶었던 것과 해왔던 것이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으니, 오랜 시간 고민의 늪에 빠져 쉬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어요.
커피플레이스는 고향 친구가 커피가 맛있고 자기가 좋아하는 곳이라며 소개해 준 덕분에 알게 되었는데, 참 신기하게도 고민의 길에서 힘이 빠질 때면 이곳이 생각나곤 했습니다. 커피가 추출 방식과 환경에 따라 맛과 향미가 달라질지언정 그 자체가 잘못되지 않는 것처럼 저의 지난날들 역시 제 삶에 그 나름의 향미를 더해가는 과정이었을 뿐, 틀린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곳이 커피플레이스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커피플레이스 사장님과 직원분들과 함께 누군가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해주고 싶었고 커피도, 삶도 알아가고 싶어 지원했습니다.
연재: 주중에는 학교에서 공부를, 주말에는 커피플레이스에 출근하시는데요, 힘드신 점은 없으신지요?
희원: 아주 가끔 오픈 근무 날 아침, 이불 밖으로 나서는 게 유독 어려운 날이 있는데 그때를 빼면 없습니다. 음. 사실 그마저도 즐거워요. 꿈꾸던 곳에서의 근무라 힘든 점보다는 즐거움이 남거든요. 애정하는 공간에서 좋은 분들과 함께 커피 이야기를 나누고, 추억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감사하고 행복할 따름입니다.
연재: 커피플레이스에서 일을 시작하신 지 이제 3개월이 지났네요. 일하시기 전 상상했던 이곳과 지금 느끼는 이곳의 인상은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른가요?
희원: 질문에 답을 드리기 위해 몇 번을 쓰고 지웠지만 결국 남는 건 ‘커피’라는 키워드네요. 변치 않은 인상은 크게 두 가지로, ’여기 커피에 정말 진심이구나‘ 와 ‘맛있다’ 입니다.
짧은 식견이긴 하지만 제가 접해온 커피는 수많은 변수가 한데 모여 만들어진 어떤 마법 같은데, 그런 부분에서 정동욱 사장님, 지현 님, 아영 님, 준원 님 모두 진심 어린 마법가 같아요. 날씨, 원두, 물은 모두 계속 바뀌지만 그 변화 속에서 늘 최선의 맛을 찾아내세요. 네. 마법가들이 맞는 것 같네요. 보이지 않던 무대 뒤 노력을 접하게 되면서 손님으로 받았던 두 가지 인상이 변하지 않고 남아 있습니다. 어쩌면 그 이상의 존경과 함께 말이죠!
다르게 보이는 인상은 음. 뭐랄까요. 아무래도 3개월 전과 지금 가장 큰 차이가 손님으로만 자리한 것과 직원으로도 자리하고 있다는 것일 텐데, 보이지 않던 미소들이 보이는 순간이 있어요. 그전에는 저를 기준으로 커피플레이스를 애정했다면, 이제는 팀으로서의 '우리'이자 함께 커피플레이스를 만들어주시는 손님분들까지가 '우리'의 기준이 되어서일까요.
손님으로 왔을 때는 직원분들이 일하는 모습, 직원분들이 건네준 친절과 같은 직원분들의 행태, 그리고 그들을 보며 정리되는 제 생각이 커피플레이스에서 느낀 행복이었어요. 그런데 근무하며 동료들과 같은 목표를 향해 가는 행복, 손님과의 교류로부터 오는 행복, 서비스 제공자로 바라본 손님들의 웃음처럼 타인으로부터 빚어져 오는 행복이 있더라고요.
날씨가 좋아서, 강아지가 귀여워서, 친구가 해준 이야기가 재밌어서,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아서, 커피가 맛있어서, 커피가 맛있게 나와서. 일을 하며 제가 눈여겨보지 않던 웃음, 혹은 보지 못했던 웃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자주, 함께하는 이들 덕에 주변 상황을 웃음의 이유로 삼을 수 있더라고요.
연재: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읽는 분들께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희원: 항상 독자로 접하던 커피플레이스 노트에 제가 나온다니 너무 신기합니다. 후아, 많이 부족한 사람이라 부단히 노력해야 할 테지만 저 역시 웃음 지기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시고 언젠가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