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커피플레이스의 블렌드
원두 봉투의 '컵 노트'는 커피를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샘플링을 통해 만들어지는 커피들은 로스터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몇 가지의 노트로 표현됩니다. 간결한 노트로 표현되는 커피이지만 그 과정에서는 할 수 있는 말이 많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커피뿐만 아니라 저희가 하고 있는 활동도요.
'커피플레이스 노트'는 커피플레이스의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여러 소식들의 과정을 전하고 싶어 시작합니다.
🐜 한 달에 1-2회 발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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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커피플레이스 노트입니다.
12월 중순입니다. 올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시기네요. 저는 내년에 쓸 종이 다이어리를 구매했어요.
커피플레이스는 올해의 마지막 시즌 블렌드 '캔디플로스'를 출시했습니다. 캔디플로스는 2013년에 만든 블렌딩이니 올해가 11년째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지만 12월이 되면 커피플레이스의 캔디플로스를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아요. 올해의 캔디플로스는 "여러 가지 맛이 섞여 있는 과일 사탕 상자"라고 하시네요.
커피플레이스는 상시 준비되어 있는 블렌드와 계절마다 나오는 시즌 블렌드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데요, 이번 노트는 캔디플로스와 함께 커피플레이스의 블렌드에 대해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12월을 마지막으로 커피플레이스의 근무를 마치는 인턴십 2기분들의 근무 후기를 함께 실었어요. 그럼 재밌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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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회사의 '블렌드'란 무엇일까요?
카페에 가면 원두에 대한 설명 중 '블렌드' 혹은 '블렌딩' 이라는 단어가 보이실 겁니다. '블렌딩'은 원두를 섞는 방식을, '블렌드'는 그 블렌딩의 결과물이라는 뜻인데요, 엄밀하게 두 단어를 구분해서 쓰지는 않습니다. 커피 블렌딩은 단일 종의 '싱글'빈과 다르게 두 가지 종류 이상의 원두를 섞어 새로운 향미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커피 블렌딩에 대한 기술적인 설명은 아래의 대표님께서 친절하게 알려주실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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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렌딩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는 특정 플레이버를 만들어 내기 위한 향미 조합의 관점이고 두 번째는 비슷한 추출 조건에서 추출이 되게 만드는 물리적 관점이다. 이번에 사용한 니카라과는 내추럴톤의 과일 맛을 위해 사용한 커피이고 콜롬비아 핑크 버번의 경우 베이스가 되는 산미와 니카라과의 과일 맛을 보다 다채롭게 만들어주는 목적으로 사용했다.
로스팅은 각각 진행하고 원두 상태에서 블렌딩했다. 같은 추출 조건에서 만들어진 각각의 향미, 이 향미들이 어우러질 때를 상상해 보면 아찔하다. 특정한 커피는 너무 과하게 추출될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향미 간의 간섭이 도리어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서로 상쇄되어 사라질 수도 있다. 결국 어떤 시너지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건 단순히 더하기 빼기의 문제가 아니라 보다 복잡하다.
특정 커피들의 향미가 조합되었을 때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가? 아직 이 영역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자신은 없다. 다만 이것은 감각의 역치에 영향을 상당히 받을 것 같다는 정도의 생각이 있고 관련한 경험이 조금 있을 뿐이다. 그러니 블렌딩이 여전히 어렵고 혹 잘 만들어지게 되면 나조차도 감사한 일이다." (정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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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플레이스에서 고정적으로 판매되는 블렌드는 클래식 블렌드, 코크 블렌드, 미드나잇 블렌드가 있어요.
클래식 블렌드는 커피플레이스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용된 블렌드입니다. 체리의 산미가 스쳐 지나가고 카라멜, 다크초콜릿 같은 묵직한 느낌이 이어지는 다크로스팅 블렌드로 저희는 주로 라떼를 만들 때 사용하고 있어요. (할타보카 젤라또와도 궁합이 좋고요) 평소 산미가 없는 커피를 즐기신다면 아메리카노, 핸드드립, 드립백, 캡슐 커피 등 넓은 범위로 드실 수 있어요.
코크 블렌드는 클래식보다는 조금 밝은 배전도(미디엄 다크 로스팅)로 저희는 주로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 용으로 사용합니다. 살짝 산미가 있는 편이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달달한 후미가 좋아요. 코크 블렌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대표님의 블로그에도 나와 있네요.
미드나잇 블렌드는 그 이름처럼(?) 미디엄 로스팅 입니다. 오렌지의 산미와 바닐라, 아몬드의 달달한 단맛이 좋은 커피예요. 250g 한 봉 사 두시고 핸드드립이나 모카마스터로 집이나 직장에서 드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요. 이 블렌드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의 상황도 대표님의 블로그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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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플레이스의 시즌 블렌드는 봄에 나오는 '봄내음', 여름에 나오는 '여름밤', 겨울에 나오는 '캔디플로스'가 있습니다. 참.. 제가 봐도 블렌드 이름을 기가 막히게 지으신 것 같네요 (맛도 기가 막힘)
시즌 블렌드의 경우 모두 약배전으로 각각의 블렌드의 이미지나 정서에 어울리는 생두를 꼼꼼하게 고르고 그에 맞는 섬세한 로스팅을 통해 제품으로 출시됩니다. 커피를 통해 감각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인 만큼 2022년 여름밤은 한별 작가님과, 2022년 캔디플로스는 최민지 작가님과 협업하기도 했습니다. 시즌 블렌드는 계절마다 나오기도 하지만 로스터가 생각하는 이미지에 부합하는 생두가 없다고 판단되면 그 해는 출시를 안 하기도 합니다. 일단 올해의 캔디플로스는 나왔으니 저는 내년도 봄내음을 기다려 봐야겠어요! (대표님 보고 계시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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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턴십 바리스타 2기 분들의 근무 후기
인턴십 바리스타 2기 유리, 나연, 서준 님께서 1년간의 근무 후기를 써주셨어요.
🦄 유리
다시 차가워진 겨울 공기를 맡으니 커피플레이스에 너무나 입사하고 싶었던 작년 서울에서의 제가 떠오르네요. 왠지 이곳에서는 저라는 한 사람을 다정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고 알아봐 주는 곳일 거란 믿음이 있었어요! 또 분명 멋진 사람들과 함께 일하게 될 거란 설렘도 있었구요. 돌아보니 제가 입사 전 꿈꿨던 그 하루하루를 꽉꽉 채워 매일 살아간 것 같아요. 치열하게 커피를 내려보고 바 안에서 함께 많이 웃고 경주를 원없이 여행해보는 그런 꿈같은 일상이었으니까요. 앞으로 제 인생에서 이보다 더 행복한 날은 없을 거라 생각될 정도로 많이 즐거웠습니다! 저에게 이곳은 그렇게 영원히 기억될 것 같은데, 커피플레이스도 저를 따뜻하고 기분 좋은 추억으로 간직해주길 바라봅니다:) 이제 서울로 다시 돌아가지만 역이 집 앞이라 틈만 나면 커플에 놀러 올 거니 조금만 아쉬워해볼게요,,, 앞으로 더더욱 멋지게 성장해 나갈 커플을 지켜보며 응원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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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연
경주에서 사계절을 보내고 또 겨울이 왔네요. 작년 이맘때 모두 반대하는데 통보하고 온 게 생각납니다. 강단 있게 온 것치고 적응 못해 방황기도 꽤 길게 가졌었는데요. 그 시간을 지나 저를 가장 많이 알게 된 한 해였습니다. 내려준 커피를 먹는 것과 누군가 먹을 커피를 내리는 것의 차이는 엄청나단 걸 알았어요. 비치지 않는 순간에 애쓰는 시간들을 알게 되어 커피를 하는 모든 분들을 존경하게 됐습니다. 커피 추출이 뜻대로 안 되면 자괴감이 컸지만, 커피 때문에 울고 웃고 화냈던 제가 좋더라구요. 살아온 그 어느 해보다 많은 감정을 느끼며 살았던 1년이었어요. 생기 있는 경주 생활이었습니다. 매일 이곳을 찾으시는 손님들의 일상에 제가 속해있어 감사했고 팀원들 사장님 지금처럼 오래 커피에 울고 웃고 화내고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잘살고 있다고 간간이 알려드리고 싶은 분들이 생겨 또 살아갈 거 같습니다. 1년간 제 부족한 커피부터 팀원들과 만들어낸 모든 커피까지 드셔주셔서 감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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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준
어느덧 일 년이 지났고 경주 생활이 끝을 달려가고 있네요. 행복할 일이 없을 줄 알았던 제가 그래도 커피플레이스에서는 조금 행복했네요. 많이 아쉽고 그리울 거 같네요 참. 이서준에게 커피란 친구 같은 존재예요 정말 잘하고 싶었고 그러나 잘하지 못할 걸 알기에 취미로 옆에 계속 두려 해요. 손님분들 그리고 좋은 사람들이 모인 매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 넘치게 행복했어요. 많이 미안하기도 하구요. 오로지 외모만 보고 뽑았다 하시는 대표님, 또 1년이란 시간 동안 항상 고맙고 의지가 되어준 똥기들 나연 유리, 토요일 오후만 되면 커플에서 이상한 조화를 보여준 민석 선호 우리의 기록(?)이 깨지지 않길. 지현 아영 님은 이곳을 단단히 잘 이끌거라 생각해요. 즐거웠으면 했어요. 아프지 않길 바랐고 조금은 보였길 바라면서 좋은 커피를 할 수 있게 늘 고민하시는 대표님 좀 많이 보고 싶을 거 같아요. 잘하는 사람들이 모인 이곳에서 바리스타로 일할 수 있어 행복했어요. 때론 나 자신이 아쉽기도 했지만 아름다웠네요. 우리의 인생은 복합적이고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목표한 좌표에 찍으려 하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살아갈 거예요 그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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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 나온 커피들
: 복숭아와 꽃향기, 다정한 게이샤
: 여러 가지 맛이 섞여 있는 과일 사탕 상자
: 오랜만에 온두라스!
: 달콤한 콜롬비아 커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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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중인 커피들
- 콜롬비아 엘 트리운포 핑크버번 - 콜롬비아 라스 마가리타스 수단루메 내추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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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노트 재밌게 읽으셨나요?
노트에 관해 커피플레이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이쪽 에서 남겨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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