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커피플레이스에서 매장 바리스타와 온라인 업무를 맡고 있는 김연재입니다.
다정
연재 님은 커피플레이스를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연재
저도 다정 님이랑 비슷하게 경주에 커피 잘하는 곳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방문하기 전 제가 본 사진에서는 매장에서 바라보는 뷰가 되게 예뻤거든요. 그래서 뷰가 좋고 커피가 맛있나 보다 하고 생각했어요. 이름도 '커피'플레이스니까 커피에 대한 기대도 있었죠. 그때가 2020년 여름이었고, 대구에 살고 있어서 기차표를 예매했어요.
저는 어느 카페나 공간을 가기 전에 온갖 후기나 자료를 다 보고 가거든요. 그렇게 찾아보니까 대표님 블로그가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경주 가기 전날 밤에 블로그 정독을 했죠. 그 전에도 인스타그램은 팔로우하고 있었는데 블로그는 처음 알았어요. 블로그 글을 읽으면서는 이런 글을 쓰는 사장님이 있구나, 생각했어요. 그리고 당시 인스타그램에는 장마로 인해 바뀐 물에 대한 이야기를 쓰셨는데 이런 고민까지 하는 사람이 만드는 커피면 맛이 없을 수가 없겠다는 기대감이 들더라고요. 블로그에 있던 이전 글과 인스타그램으로 구독하는 글까지 읽으며 이곳에 대한 호기심이 커졌던 것 같아요.
처음 매장에 왔을 때, 그때는 10시에 열었거든요. 옛 경주역에 내려서 걸어오니 10시 10분쯤에 도착했던 것 같은데 거의 첫 손님으로 맨 앞 테이블에 앉았어요. 오늘의 커피가 에티오피아 내추럴이었던 것 같은데 맛있더라고요. 그래서 에스프레소도 주문하고 마시고 있으니 직원분이 커피 너무 많이 드시는 거 아니냐고 빵을 주시더라고요. 그때는 사장님 얼굴을 모르니 이분이 직원분인지 사장님인지도 몰랐어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나왔는데 집과 가까우니 또 와야겠다 생각했고 이틀 뒤에 다시 왔습니다. 그렇게 종종 오다가 사장님이랑 인스타그램 맞팔로우를 하고, 직원분들과도 안면을 트며 왔어요. 올 때마다 비슷한 메뉴를 시키니까 기억하기가 쉬우셨을 것 같아요. 그러다가 학교를 휴학하려던 시기에 구인 공고를 보게 되었고 지원해서 합격했습니다.
다정
연재 님이 바리스타로 직업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연재
원래 커피를 좋아했어요. 사실 커피를 좋아한다고 했을 때 제일 처음 떠오르는 직업이 바리스타잖아요. 그런데 또 바리스타가 제 인생의 목표야, 이런 건 아니었어요. 전 아직 젊으니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그저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여러 분야를 조금씩 공부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커피플레이스 바리스타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정
연재 님이 지금까지 일하시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이 있으신가요?
연재
처음 매장 근무를 했던 날이 제일 기억에 남죠. 그때 오전에 출근하자마자 오늘의 커피를 내렸거든요. 사전 교육은 받았지만요. 며칠 전에 대표님이 강연에서 말씀하셨던 것과 비슷하게, 지금 제가 커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이 되는데 손님들한테 커피를 드려야 하는 그런 순간이 온 거예요. 옆에 다른 동료 직원분도 계셨지만 결국 제 손으로 지금 이 커피가 만들어지고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날 정말 정신이 없었고 무서웠어요. 그때 커피가 케냐 야라였는데요. 지금도 오시는 단골 손님이 인스타그램에 맛있었다고 게시글을 올린 거예요. 그래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첫날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도 안 나지만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이것 말고도 기억에 남는 순간이 많습니다. 손님들이 커피를 맛있게 드셔도, 제가 하는 말을 이해하고 계시는 걸 느낄 때도, 온라인에 콘텐츠를 만들어서 올렸는데 반응이 좋으면 기억에 남고 그렇습니다. 힘든 일도 많았고 여전히 저는 제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딱 마음에 드는 날에는 만족감을 느끼지만 이 감정을 오래 갖는 것은 경계하고 있습니다.